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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 [다잇소 북카페 : 작가와의 만남] 이지상 작가 중년독서

2019.02.01
 

한 권의 책이지만 천명이 읽으면 천 권의 책이 된다.

와이즈리더 독서소모임 Readonly의 취지와 같은 문장입니다. 소수가 책을 읽고 공유하는 행위는 일종의 큐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죠. 이날 이지상 작가님과의 대화 역시 작은 공간에서 이루어진 이벤트였지만 짧은 시간 깊은 울림이 있었기에 직원여러분께 공유해드립니다.

 

이지상_01

 

KB데이타시스템의 독서소모임(read only)에서 국내 1세대 여행가 이지상 작가님을 초대해 최근 집필한 신간과 독서, 여행의 의미를 약 한 시간에 걸쳐 나누었습니다. 오고 간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진 못했지만 대략의 내용을 정리해 소개합니다.

 

진행은 책의 소개가 아닌 ‘중년’이라는 의미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지상 작가 :  여기 계신 분들은 중년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계신가요? 아니면 중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윤세호 : 예, 빼박이네요.

 

(모두)하하하

 

강호진 : 전 20대라 아직 중년은 아니지만, 요즘은 45~50세 전까지는 그냥 경험이 많은거지 중년이라 부르지는 않는 것 같아요. 물론 청년은 아니겠지만요.(웃음)

 

장원익 : 전 30대 후반인데 이제 접어든다고 봐야죠. ㅎㅎ

 

백진우 : 전 30대라 아직은 아닌것 같습니다. ㅎㅎ

 

김미숙  :  45이후가 중년 아닐까 싶어요.

 

한대훈 : 전 2년 전에 45였는데 이제 중년이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때 일종의 쇼크를 받았어요. 이런 감정은 인생에 두 번 있었는데 처음은 서른이 되었을때 앞자리 수가 바뀌니까 좀 충격이었거든요. 마흔이 되었을 때는 한 번 겪어봐서인지… 오히려 그런 감정이 덜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마흔 다섯이 되는 순간에 이제는 정말 내 인생이 중년에 접어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는 매년 해가 바뀔때 마다 조금씩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이지상

 

 

이지상 작가 : 요즘은 40대만 해도 스스로를 청년이라고 생각하고 50대도 겉보기가 젊어 보이잖아요. 저도 58년 개띠예요. 올해로 62인데 저도 젊게만 스스로를 생각하다가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아, 이제 저물어 가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중년은 우리가 소위 말하는 어른의 의미인것 같아요.

 

이지상작가 : 중년이되고, 철이든다는 것은 결국 병이든다거나, 부모님의 죽음을 겪는다거나 고통을 받는 등 일종의 시련을 거치면서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의 과정을 겪는다는 것인데 요즘은 고령화 사회가 되다 보니까 제 친구들 조차 부모님이 아직 정정하셔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죽음이나 삶의 문제에 대해 이해 못하는 부분들이 아직 많은 것 같습니다.

책에 소개한 강상중교수의 도쿄산책에서는 남자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다가 그 아버지에게 반항하면서 극복 할때라고 하는데 요즘은 아버지의 권위가 없어졌고 친구처럼 지내니까 아버지를 극복하는 경험을 할 수가 없다는 군요. 결국 어른이 되는 경험을 갖는게 힘들어지는 거죠.

 

 

중년독서_이지상01

 

백진우 : 중년 독서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소개된 책들은 잘 알려진 책들이고 작가님이 삶의 경험에 빗대어 책과 함께 소개해주어서 좋았습니다. 예컨데 까뮈의 이방인을 소개하셨는데 부조리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있으니까 이 책을 읽다가 다시 찾아보니 또 읽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장원익  : 책 제목이 강한 느낌인데 직접 정하신건가요?

이지상 작가 :  책 제목은 제가 정했다기 보다는 출판사 마케팅팀과 기획팀이 모여서 책 판매에 도움이 되는 이름을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내용과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죠. 책에 어울리는 이름을 선정한 것이니까요.

 

강호진 : 여행가로 30년가까이 살아오셨다고 말씀하셨는데 돌연 독서에 관한 책을 쓰신 이유가 있을까요?

 

이지상 작가 :  첫 번째 이유는 여행에 지친거죠. 이렇게 말씀드리면 전세계 안가본 곳 없이 다 가본 처럼 이해하실 수 있겠지만 그런것은 아니고, 안가봐도 다 알 것 같이 뻔해 보이는 거예요.

두번째는 세상에 이미지가 너무나 많아졌어요. 그래서 여행의 특별함이 줄어든거죠. 옛날에 우리가 여행을 다닐때는 몰라서 재밌었어요. 정보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가서 부딛치고 온갖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터지고 아슬아슬하고 모험이 있었는데 요즘엔 가기전에 이미 모든것을 다 알고 이미 다녀온것 같아요. 훤히 계획도 다짜고 숙소 예약도 다 잡고 너무 많은 이미지 글, 방송까지… 안가봐도 훤히 보이는 여정에 여행자체의 본질이 희석되고 그래서 의욕이 상실 되는 면이 있는것 같아요.

 

이지상_03

 

그래서 여행을 쉬게 되었죠. 금전적인 문제도 있었죠.  그렇게 걸음을 멈추니 어느새 부모님이 가시던 길이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나도 언젠가 저기에 서 있겠구나 하는… 그런 느낌. 10대때는 더디던 시간의 속도가 40대에는 40km, 50대에는 50km로 느껴진거죠. 요즘도 저는 재활용품 쓰레기를 매주 월요일 밤에 버리는데 그때마다 그저께쯤 버린 것 같은데 또 버리고 있는것 처럼 지는 거죠.

그런 삶의 속도 속에서 삶과 일상을 차분히 정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책을 읽고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내가 50대를 지나면서 중년의 고비를 맞았을때 나를 일으켜 세운 책이 무엇이었을까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서 정리해 본 것입니다. 그리고 중년을 거쳐오면서 느끼는 삶의 단면들을 키워드로 정리해 하나의 책과 연계해 소개했습니다.

예컨대 강상중 교수의 도쿄산책자에서는 관계의 문제, 그 외에도 은둔, 죽음, 부자지간, 부조리, 체제저항 등에 대한 문제를 녹였습니다.

 

다잇소 : 중년에게 독서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지상 작가 : 청년 시절에 그런 질문을 갖게 되요.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지… 그러다가 정신없이 살다보면 어느새 가을에 해당하는 중년에 도달합니다. 같은 질문 앞에서 시간은 지났는데 얻은 해답은 없는 상황인거죠. 그저 정신 없이 살았을뿐인거죠. 현대의 일상은 계속 삶을 미래로 밀어내기만 할 뿐이죠. 그 가운데 생기는 마음의 빈자리, 삶의 공백이 생기게 마련이니까요. 그때, 책을 읽는다는 것은 빈자리를 채워주는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지상_02

 

또,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은 두번째 독서에서 나온다라는 말을 했어요. 처음 책을 읽을때는 재미가 있어 몰입을 하든 의무적으로 읽든 자기가 사유하고 성찰할 시간이 부족해요. 하지만 두번째 읽을때는 한 줄을 읽어도 생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죠. 그래서 좋은 책은 두 번 세 번 봐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청년에 읽었던 책을 중년에 다시 읽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년의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길 하고 싶습니다.

 

이지상 작가 :  이미 지식과 재미와 정보는 디지털을 따라갈 수가 없죠. 하지만 아직 책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아날로그적인 맛 인것 같아요. 책장을 넘기면서 보는 맛, 그리고 책은 정리된 정보로서의 가치도 있는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여행작가로서 추천하고 싶은 여행법은?

여행도 요즘에는 다들 강박관념을 가지고 행하는 것 같아요. 남들 만큼 저렴하게 가야 여행을 잘하는 거고 남들 다 가는 맛집 못찾으면 뭔가 부족한 것 같고… 물론 맛집을 찾아가서 먹으면 좋지만 줄이 길면 그 옆집에서 먹으면 되잖아요. 맛집 하나만 포기해도 여유가 생기는데 말이죠. 삶이든 여행이든 남들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바삐돌아가는 세상에 사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여행까지 남을 쫓느라 힘들면 되겠어요? 자신의 스타일대로 여행하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이제 곧 연휴입니다. 즐거운 귀성길 되시길 바라고요. 연휴에 자신만의 여행도 즐기시고 또 책 한 권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책속에 또 다른 길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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